• 칸옥션 제12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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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19

우암 尤庵 송시열 宋時烈 1607-1689
주자어류 朱子語類
종이에 먹
94.3x65.3cmx4
족자/추정 KRW 12,000,000-35,000,000
낙찰 KRW 22,000,000

陽氣發處 金石亦透 精神一到 何事不成
양기가 발하는 곳이면 쇠와 돌도 또한 뚫어진다.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면 어떤 일인들 이루어지지 않으랴.

본 출품작은 우암 송시열이 주자가 강학하면서 제자들의 질문에 답한 어록을 집대성한 『주자어류 朱子語類』의 일부분을 초서로 쓴 작품이다.
우암의 글씨는 석봉체를 근간으로 하여 안진경체, 주자체 등의 영향을 받아 웅건장중하면서도 유려하고 완곡한 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암은 도봉서원과 화양동 등에 대자로 글씨를 써서 돌에 새기는 등 대자서 大字書를 즐겨 썼는데, 이런 대자서에서 우암의 호방하면서도 파격적인 필의가 두드러져 우암 서체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 폭의 상단에는 조선 말기 문신으로 추정되는 의재 채경묵 義齋 蔡敬默이라는 인물이 집안에서 전해 내려온 우암의 글씨에 대한 소회와 새로이 장황한 내역 등을 적은 기록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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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書 尤齋宋先生親筆 此文 晦庵朱夫子句語也 余家傳之已久 盥手敬玩 其筆法之雄勁 活動燁燁墨色爛然刺眼眞神物也 可謂希世之寶 而竊恐紙毛字蠹 迺妝屛帖 盖世之相距於朱子 則千有餘年 於宋子 則三白餘載 而兩賢之遺蹟 尙存余家 將壽其書壽其文 又將使後昆 有所觀感而興起焉
後學 蔡敬默 謹識
이 글씨는 우재 尤齋 송선생 宋先生의 친필이며, 이 문장은 회암 주부자 晦庵 朱夫子의 어구이니, 나의 집에서 전해 내려온 것이 오래되었다.
손을 씻고 조심스럽게 감상하면 그 필법은 웅경 雄勁하고, 살아 움직일 듯 빛나며, 먹빛도 찬란하여 눈을 찌르니 참으로 신물 神物이라, 가히 희세 希世의 보배라 할 만 하다. 그러나 종이가 마모되고 글자에 좀먹을 것을 두려워하여 곧바로 병첩 屛帖으로 꾸몄다. 대체로 세대의 상거 相距가 주자와는 천 년이 넘고 송자와는 삼백여 년이 되는데 두 현인의 유적 遺跡이 나의 집에 있으니 앞으로 그 글씨와 문장을 오랫동안 보존해야 한다. 또한 장차 후손들로 하여금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 흥기하게 되리라.
후학 채경묵이 삼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