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옥션 제12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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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96

익찬공서치계첩 翊贊公序齒稧帖 : 죽란시사첩 竹欄詩社帖 -

종이에 먹
29x18.5cm
첩/추정 KRW 7,000,000-30,000,000
낙찰 KRW 7,000,000

다산 정약용 茶山 丁若鏞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죽란시사 竹欄詩社’는 18세기의 대표적인 시사이다.
『여유당전서 與猶堂全書』에 실려있는 「죽란시사첩서 竹欄詩社帖序」에서 죽란시사는 15명의 남인 관료들로 구성되어있으며 동인들과 앞으로 시사를 이끌어나갈 전개 방향을 작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죽란시사첩은 그 실물이 발견되지 않아 그 안에는 15명의 명단과 시사의 규약이 기록되어있음을 예측할 수 있을 뿐이었다.
『익찬공서치계첩』은 정약용을 포함한 남인 관료 15명의 목록과 이들이 모임 규약이 기록된 필사본 첩이다. 앞의 ‘서치 序齒’ 부분에는 죽란시사 구성원들의 명단을 나이순으로 배열하고 각 계원의 이름, 자, 본관, 생년월일을 상세히 기록했고 그 뒤에는 ‘사약 社約’을 적어놓았다. 사약은 8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성범위, 덕의 德義를 서로 권하고, 생일을 축하하고, 춘추가절 春秋佳節에 유람하고, 자녀를 얻고 벼슬이 높아지면 모임을 갖고, 세상 사람들의 과오를 얘기하면 벌주 한 잔을 마시고, 사사롭게 작은 술자리를 만들거나 모임에 불참하면
벌주가 석 잔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익찬공서치계첩』에 등장하는 15명이 명단이 「죽란시사첩서」에 기록된 인물들과 완벽히 일치하며 ‘사약’이라는 명칭 자체가 이것이 ‘죽란시사’의 약속임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또, 사약의 내용이 정약용이 「죽란시사첩서」에 서술한 시사의 방향, 규율등과 부합하여 『익찬공서치계첩』이 바로 ‘죽란시사첩’임을 증명한다.
이 첩을 소장했던 사람은 ‘익찬공 翊贊公’으로 볼 수 있는데 ‘익찬공’은 시사 동인 중 한 사람인 한백원 韓百源이다. ‘익찬 翊贊’은 세자익위사 世子翊衛司의 정6품 관직으로 일성록과 승정원일기에서 한백원이 세자익위사 익찬에 임명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 첩이 죽란시사첩임을 증명하는 또 다른 근거가 된다. 표지에 남아있는 ‘익찬공서치계첩’ 글씨는 아마 한백원이 사망한 후에 그 후손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익찬공서치계첩은 어떤 문헌에도 기록이 실려있지 않은 죽란시사의 결성과 구성, 활동의 실체를 분명하게 확인해주며 18세기 후반 남인계통의 교류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