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옥션 제14회 미술품경매
크게보기

Lot. 030

추재 錐齋 박제문 朴齊聞 1787-?
삼수헌 三秀軒 : 편액
나무에 서각, 채색
58.7x90.4cm
편액/추정 KRW 2,000,000-4,000,000
낙찰 KRW 2,000,000

삼수헌三秀軒'이라고 쓰여진 이 현판은 조선 후기 문신인 추재 박제문錐齋 朴齊聞의 글씨이다.
박제문의 본관은 반남潘南, 거주지는 한양이었으며 자는 경소敬韶로, 증조부는 박성원朴成源이고, 조부는 박종규朴宗珪, 부친은 박윤수朴崙
壽이다. 1809년(순조 9) 증광시 문과에 급제하였고, 관직은 경기암행어사京畿暗行御史‧의정부검상議政府檢詳‧성균관대사성成均館大司成‧공충도관찰사公忠道觀察使 등을 역임하였다.
1822년(순조 22) 비국備局에서 권돈인權敦仁‧서좌보徐左輔‧조인영趙寅永‧홍승규洪勝圭‧홍학연洪學淵 등과 함께 암행어사에 적합한 인물로 뽑혔고, 1834년(순조 34)에는 동지부사冬至副使로서 동지정사冬至正使 이익회李翊會를 도와 서장관書狀官 황겹黃䅘과 함께 청나라에 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충북 단양군 대강면의 사인암舍人巖에 박제문이 자신의 이름을 각자刻字한 것이 남아있는데, 공충도관찰사 시절 이곳에 들렀을 때 각자한 것으로 추측된다.
'삼수헌三秀軒' 현판 제작 경위와 관련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삼수헌은 충북 진천현 관아에 있는 진천현감의 응접실인 내동헌을 가리키는데, 박제문이 공충도관찰사 시절 이곳에 써준 글씨일 가능성이 있다.

조선 후기 문신인 판교 박제형板橋 朴齊珩이 '삼수헌'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남긴 시가 전한다.

公私緣業兩粉忙 行李憧憬日月長
入口團圓官是含 十年逆旅夢宣鄕
黃花蘺落重陽雨 白萊畦樊一夜霜
畵角譙樓分曙色 黑城歸客又催裝
공사간의 일로 모두가 바쁘기만 한데, 행장에 마음은 바로 잡히지 않고 세월만 길구나.
동구에 들어서니 여기가 평화로운 관사로다. 십년이나 여객을 맞이하니 꿈을 맺는 이 고장,
국화꽃은 중양 비에 뚝뚝 떨어지고, 백래밭 울타리는 하룻밤에 서리로구나.
화각 울리는 여초문루에는 날이 새어 가는데, 북방으로 가는 손님도 또 여장을 재촉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