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옥션 제15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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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19

우암 尤庵 송시열 宋時烈 1607-1689
숭정황제어필발 崇禎皇帝御筆跋
1674년(갑인)
종이에 먹
108x46cm
가배접/추정 KRW 5,000,000-12,000,000
낙찰 KRW 5,000,000

우암 송시열이 숭정황제(명 의종)의 친필 글씨를 받아 바위에 새긴 일과 관련된 발문이다. 민정중이 1669년 동지사 冬至使의 사신으로 청나라에 갔을 당시 숭정황제의 친필 글씨를 구하게 되었는데 1671년에 이를 송시열에게 전하였고, 이후 1674년 4월에 송시열이 화양동의 바위에 글자를 새겼다.
본 출품작은 송시열이 숭정황제의 친필 글씨 '비례부동 非禮不動'을 위와 같은 경위로 글씨를 받아 4년 후인 1674년에 민정중, 홍주병과 함께 새겼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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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子大全卷一百四十七 / 跋
右崇禎皇帝御筆也。夫聖人告時君之言。莫備於九經。而九經之中。惟此四字。爲第一要道矣。今我皇帝陛下之表章。獨在於是。則聖學之高明。可知矣。故其甲申三月之變。不失國亡君死之正。以明聖訓於無窮。豈不盛哉。嗚呼。有君如是。而天下竟至於淪喪。豈當時臣子之罪哉。閔尙書鼎重嘗至燕山。購求遺筆無所愛。有一人以此來示。鼎重欽奉悲咽。將傾橐貨之。其人識其意。便推以與之而却走。亦豈義人之隱於市屠者耶。閔尙書百襲以歸。寄贈於華陽山中。余敬受百拜。因摸勒入木而藏之。適値奉諱之日。不覺涕泗之交頤也。
崇禎辛亥三月十八日陪臣 宋時烈
後四年甲寅與閔鼎重洪冑炳等相議磨崖刻于溪上

위는 숭정황제의 어필이다. 대저 성인聖人이 시군時君에게 고한 말로는 구경九經보다 더 구비된 것이 없고, 구경 중에는 이 어필 네 글자가 제일의 요도要道이다. 이제 우리 황제 폐하의 표장表章이 홀로 여기에 있으니, 성학聖學의 고명高明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갑신년(1644, 인조22) 3월의 변變에 황제께서 나라가 망하면 임금이 사직社稷에서 죽는 바른 도리를 잃지 아니하여 후세에 그지없는 성훈聖訓을 밝혔으니, 어찌 거룩하지 않은가. 아, 이 같은 임금이 있었는데도 천하가 마침내 상망喪亡하기에 이르렀으니, 어찌 당시 신자臣子의 죄가 아니겠는가.
상서尙書 민정중閔鼎重이 일찍이 북경北京에 가서 값을 아끼지 않고 숭정황제의 유필遺筆을 구할 때, 한 사람이 이 어필을 가지고 와서 보이므로 정중히 받아들고 슬피 흐느끼고는 주머니를 털어서 사들였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 뜻을 알고는 그 값을 도로 사양하고 가 버렸으니, 이 어찌 저자에 숨은 의로운 사람이 아니겠는가. 민 상서가 이를 백 겹으로 싸 가지고 돌아와 화양동華陽洞 산중山中에 기증하였다. 내가 삼가 받아서 백 번 절하고 돌에 새기고는 그 원본을 목궤木櫃에 넣어서 깊이 간직하였는데, 마침 휘일諱日을 맞이하니 눈물과 콧물이 나도 모르게 뺨을 적셨다.
숭정 신해년(1671) 3월 18일 배신陪臣 송시열.
4년 후 갑인년(1674)에 민정중, 홍주병 등과 상의하여 계곡 위에 글자를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