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옥션 제15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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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90

의재 毅齋 허백련 許百鍊 1891-1977
산수 山水
종이에 수묵담채/ 액자
137x32.7cm
추정 KRW 2,000,000-5,000,000
낙찰 KRW 3,900,000

‘의도인’ 시대는 허백련이 회갑을 맞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허백련 작품은 초기에 다소 정일한 담묵을 많이 쓰던 필법을 탈피하여 농묵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며, 고담한 갈필로써 화격을 높이고 작업은 더욱 치밀해진다.
화면 좌측에는 미점을 많이 써 밭을 묘사했고, 우측에는 강인한 골격의 산이제방 堤防을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다. 밭들이 수평적 분할을 이루는 평지 공간과우측의 산세가 대비를 이룬다. 정확한 제작연도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의도인
초기 작품으로 보여지며, 현장에서 모티브한 실경 산수일 가능성이 높다. 화제는 청나라 화가 방훈方薰(1736-1799)의 이론을 쓴 것이다.


有畵法而無畵理, 非也, 有畵理而無畵趣, 亦非也. 畵無定法, 物有常理, 物理有常, 靜動變化, 機趣無方, 乃臻妙境.
東坡詩曰: ‘論畵以形見, 與兒童隣作’, 詩必以詩定, 非知詩人.

화법畵法은 있는데 화리畵理가 없다면 잘못된 것이다. 화리畵理는 있는데 화취畵趣가 없다면 그 또한 잘못된 것이다. 그림에는 정해진 법칙이 없지만, 사물에는 일정한 이치가 있다. 사물의 이치가 일정하므로 동정動靜에 따라 변화를 주어 기취機趣가 끝없이 흘러나와야 묘경妙境에 이르는 것이다. 소동파의 시에 ‘그림을 논할 때 형태만 가지고 한다면 아이들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시를 품평할 때 시만 가지고 한다면 시를 아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