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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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37

미수 眉叟 허목 許穆 1595-1682
사물잠 四勿箴 : 필첩 筆帖
종이에 먹/첩
35.2x21.8cm(12면)
추정 KRW 5,000,000-10,000,000
낙찰 KRW 6,400,000

출품작은 미수 허목이 북송 중기 유학의 대가인 정이程頤(1033-1107)가 지은 「사물잠四勿箴」을 미수체로 쓴 것이다. 사물四勿은 시잠視箴, 청잠聽箴, 언잠言箴, 동잠動箴으로 본래 공자孔子가 제자 안회顔回에게 가르친 네 가지 삼가야 할 일로 ‘예가 아니면 보지 말라, 듣지 말라, 말하지 말라, 움직이지 말라’는 가르침을 말한다. 이 가르침은 후에 유가 수행의 행동 지침으로 여겨져 사대부들이 지녀야 할 몸가짐의 주요 덕목으로 여겨졌고 직접 「사물잠」을 쓰며 수행의 지침으로 삼기도 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사물잠을 쓴 필첩이 여럿 전하며 경남대학교 박물관에서 기증받아 보관하고 있는 데라우치문고寺內文庫 유물 중에도 미수 허목이 쓴 사물잠이 있다.

視箴 시잠
心兮本虛 應物無迹 操之有要 視爲之則 蔽交於前 其中則遷 制之於外 以安其內 克己復禮 久而誠矣
마음이란 본래 비어서, 외물에 응하여도 자취가 없구나. 그것을 잡을 요체가 있으니, 보는 것이 법칙이 되는구나. 앞에서 외물이 가리워지면, 그 가운데가 옮기어 가나니, 밖에서 그것을 제재하여 이로서 마음을 편안케 하리라. 내 마음을 이겨 예로 돌아가면, 장구하고 진실하게 되리라.

聽箴 청잠
人有秉彝 本乎天性 知誘物化 遂亡其正 卓彼先覺 知止有定 閑邪存誠 非禮勿聽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본 마음은, 천성에 근본하지만, 지각이 외물의 유혹으로 변화되어, 마침내 그 바름을 잃게 되느니라. 우뚝하신 저 선각들은, 그칠데를 알아 정함이 있었나니, 사념을 막고 성심을 보존하여, 예가 아니면 듣지 말라.

言箴 언잠
人心之動 因言以宣 發禁躁妄 內斯靜專 矧是樞機 興戎出好 吉凶榮辱 惟其所召 傷易則誕 傷煩則支 己肆物忤 出悖來違 非法不道 欽哉訓辭
사람 마음의 움직임은, 말로 인하여 펴지나니, 조금하거나 망령되이 말하지 말아야만, 안으로 안정되고 전일 해지리라. 하물며 이는 문의 지도리나 궁노의 방아쇠 같아서, 전쟁도 일어나고 우호도 나오며, 길흉과 영욕이 오직 말에 의하여 초래되는 것이다. 쉽게 하는 말에는 진실이 없고, 떠벌리는 말은 너절하다. 방자하게 말하면 다른 사람도 그러하고, 어그러지게 말하면 어긋나 돌아온다. 법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말며, 성현의 훈계하신 말씀을 공영할 지어다.

動箴 동잠
哲人知幾 誠之於思 志士勵行 守之於爲 順理則裕 從欲惟危 造次克念 戰兢自持 習與性成 聖賢同歸
철인의 기미를 알아 생각을 성심껏 하고, 지사는 행함에 힘써서 일을 함에 그것을 지켜라. 천리를 따르면 남음이 있고, 인욕을 따르면 위태로워지니, 다급할때는 능히 생각하며, 두려워하고 조심스럽게 스스로를 지켜라. 익혀서 더불어 본성이 되면, 성현과 한 자리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