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회 미술품경매
크게보기

Lot. 055

겸재 謙齋 정선 鄭敾 1676-1759
총석정 叢石亭
비단에 수묵담채
28.7x22.4cm
액자/추정 KRW 120,000,000-250,000,000
낙찰 KRW 120,000,000

겸재 정선은 금강산을 세 차례 이상 유람하였고 평생에 걸쳐 금강산을 그렸다.
금강산을 처음 유람하고 1711년에 그린 풍악도첩(보물 제1875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이 있고, 1712년 친구인 사천 이병연의 초대로 금강산을 유람한 후, 정선이 그림을 그리고 이병연과 김창흡이 시를 쓴 해악전신첩, 1747년 21폭의 금강산 경치를 담아낸 해악전신첩(간송미술관 소장) 등이 있다.

본 출품작은 외금강의 총석정도로, 정선이 그린 총석정도는 2-3점이 전한다.
총석정은 바다 위에 빽빽이 솟아 있는 돌기둥叢石 위에 세워진 정자로 강원도 통천군에서 동해변을 따라 동북쪽으로 7km쯤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관동팔경關東八景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경치로 대접받는 절경으로, 조선시대의 많은 문인, 화가들이 시화詩畵로 총석정을 찬미했다.
총석들은 현무암이 오랜 풍화작용으로 갈리고 떨어져 6-8각형의 기이한 돌기둥 모양을 하고 있는데 동해의 장쾌한 바다를 배경으로 용솟음치듯 높이 치솟는 포말이 돌기둥을 때리는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본 출품작은 정선이 신묘년에 처음 금강산을 여행했을 때 그렸던 총석정도처럼 총석정 일대의 경관을 충실히 사생한 것이 아니라 돌기둥의 개수와 높낮이를 조정하는 등 사의적 표현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두세차례 금강산을 답사한 후 그린 원숙기의 작품으로 보여진다.
화면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세 개의 돌기둥이 우뚝 솟아 있고 총석봉 끝 절벽에 총석정이 홀로 서 있고 그 뒤로 물결이 리듬감있게 일렁이고 총석 밑둥에는 파도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진다. 총석정을 향해 오르는 해안가 길을 따라 말을 타고 가는 두 선비가 이야기를 나누고 시동 둘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주변 경관을 생략하고 총석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화면 구성과 겸재 정선 특유의 힘찬 수직준법, 세련되면서도 생동감 있는 먹의 농담과 인물 표현이 잘 드러나 있으며 먼 길을 떠나와 마주한 총석정에 앉아 돌기둥에 부딪치는 파도의 울음소리와 물결 일렁이는 부드러운 바람이 느껴지는 듯 하다.

좌측 상단에는 '총석정叢石亭'이라고 화제를 쓰고 겸재謙齋라는 서명과 정鄭, 선敾 낙관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