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2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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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65

무릉도원 武陵桃源 -

종이에 수묵담채
106x68cm
액자/추정 KRW 20,000,000-50,000,000

운해 위로 솟은 기이한 형태의 암석에 복숭아꽃이 만발한 마을을 그린 그림으로 동양의 이상향을 대표하는 무릉도원을 개성있는 구도로 표현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담묵을 써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고 담묵으로 처리하였는데 분홍색으로 표현한 복숭아나무와 옅은 청색을 써 표현한 운해가 대비되어 더욱 화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무릉도원은 무릉에 사는 한 어부가 배를 타고 가다가 길을 잃어 복숭아꽃이 만발한 별천지에 이르렀다는 중국 진나라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바탕으로 한 그림이다. 일반적으로 무릉도원도는 어부가 타고 온 배 한척과 동굴, 그리고 험준한 산세를 지나 비로소 나타나는 복숭아꽃이 흐드러진 이상향, 무릉도원이 펼쳐지는 형태를 취한다.
반면 출품작은 무릉도원의 이야기를 담은 형식이 아닌 무릉도원의 이미지 자체를 형상화한 형태로 그렸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무릉도원은 운해 위에 솟아있는 모습으로 묘사해 이르기 어려운 이상향의 모습을 강조하고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아래부터 위로 굽이쳐 돌아 올라가는 길을 따라 시선을 이끄는 구도를 취하고 있으며, 기이한 형태의 암석이 마을을 감싸며 솟아있어 복숭아꽃이 만발한 마을은 더욱 평온하고 아늑하게 느껴진다.
주변에는 작은 봉우리들이 무릉도원이 있는 산을 둘러싸고 있고 화면 하단에는 마치 무릉도원으로 건너 가는 다리를 형상하는 아치형의 괴석이 솟아있다. 봉우리와 암석은 사람의 모습를 하고 있는데 금강산의 봉우리를 표현할 때 주로 보이는 묘사법으로 모두 무릉도원을 향해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출품작은 무릉도원을 표현한 여러 그림 중에서 매우 개성있는 구도를 취하고 있으며 금강산 그림에 자주 나타나는 암석 표현법을 쓴 점이 독특하다. 또 주제가 되는 내용은 세밀하게 표현하면서도 큰 화면의 배경 여백을 살려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