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2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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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85

정재 靜齋 오일영 吳一英 1890-1960
고사인물십곡병 체본 高士人物十曲屛 體本
종이에 먹
133x43cmx10
가병풍/추정 KRW 4,000,000-9,000,000

출품작은 고사인물도 체본 10폭이다.
체본은 서화를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따라 쓰거나 그리게 하기 위해 가르치는 사람이 써준 글씨나 그려준 그림을 말한다. 전통적인 방식의 서화 교육에서 중요한 학습 교재였으며, 가르치는 사람의 서체나 화풍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전수하는 매체로 인식되었다.
한국 근대기의 대표적 서화 교습기관인 서화미술회書畵美術會나 안중식安中植의 화숙畵塾인 경묵당耕墨堂 등에서는 주로 스승의 체본이나 중국 화보를 임모하는 방식으로 서화교육이 이루어졌다. 서화미술회 구성원들은 스승의 체본을 매개삼아 산수, 고사인물 등을 중심으로 필법을 수련하였는데, 이도영李道榮은 서화미술회에서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체본을 직접 제작하여 사용하기도 했다.

출품작은 '왕희지관아王羲之観鵝', '고사세동高士洗桐' 등 10폭의 고사인물의 일화를 그린 고사인물도 체본으로 먹으로 윤곽을 그린 뒤 각 면을 어떤 색으로 칠할지 표시되어 있다.
각 폭의 하단에 '단경자丹耕子' 라는 주문방인이 찍혀있는데, 이는 오일영의 호號이다. 오일영은 오세창吳世昌의 조카로 1911년 서화미술원에 입학하여 안중식과 조석진趙錫晉으로부터 그림을 배우고 1914년 제1기생으로 졸업했다. 이 체본은 오일영이 서화미술원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우던 시절 스승으로부터 받은 체본이거나 오일영이 제작한 체본일 가능성이 있다.

참고문헌 |
김소연, 「한국 근대 전문 서화교육의 선도, 서화미술회 」, 미술사논단 제36호, 2013, pp.117-139
김예진, 「이도영의 정물화 수용과 그 성격 : 사생과 내셔널리즘을 통한 새로운 회화 모색」, 미술사학연구 제296호, 2017, pp.175-203